2009/02/21 18:38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작곡과 지휘자가 내게 멋있게 다가왔다. 작년에 구스타프 두다멜의 열정적 지휘를 보고 지휘세계에 매료됐다. 우연히 서울시향의 뉴웨이브  시리즈 소식을, 공연 이틀 전에 접하면서, 여성지휘자란 단 하나의 소개만 보고 티켓팅을 했다. 우연히 찾아 온 행운이라 생각하면서, 성시연 지휘자에 대한 설레임을 품고 예전(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성시연 지휘자는 보스톤심포니의 창설 백년의 역사상 처음 있는 여성지휘자이고, 독일 등 유럽의 지휘대회에서 여러번의 우승을 하여 세계 지휘계에서 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티켓팅을 한 날,  kbs 제1라디오에서 연주를 앞두고 있는 그녀의 전화인터뷰도 우연히 듣게 됐다. 그녀는 피아노를 연주하다 어느(누군지 기억이 안난다)지휘자의 영상을 보고 전율을 느끼며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활기차고 씩씩했다.

음성을 들으면서 예상했던 대로, 그녀는 무대위를 시원스럽게 활기찬 보폭으로 걸어나왔다.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지휘봉을 움직였다. 그날 연주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의 포욜라의 딸,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제 2번,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였다. 모두 처음 듣는 곡인데, 특히 프로코피예프의 곡과 버르토크의 곡이 인상적이었다. 프로코피예프곡에서는 시향과 협연에 나선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의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집중력있고, 숨가플정도로 빠른 곡조를 정확하게 연주하는데, 곡 중반에서는 거의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9세에 협연을 시작한 천재로 칭송받고 있다고 한다. 그토록 빠른 피아노 연주와 시향의 협연이 부드럽게 어울려지는게 신기할 뿐이었다.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는 현대음악이라서 그런지 곡조가 독특했다. 이 곡은, 이날 성시연 지휘자의 하이라이트 대목인 셈이다. 작곡자는 목관악기가 리더로 이끌고,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는 바탕음으로 삼아서 작곡을 한 것 같았다. 앞에서 전조를 보여주는 목관악기와  '쟁쟁'거리는 (이렇게 들렸다) 현악기의 어울림이 내는 분위기는 독특했다. 성시연 지휘자는 클라이막스에서는 아주 강한 팔놀림으로 힘을 냈고, 우렁찬 타악기들은 이에 응답했다.

처음 듣는 버르토크의 곡은 고전음악에 익숙한 나의 귀를 신선하게 자극했다.  
연주장을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놀라운 기교의 젊은 피아니스트와 젊은 지휘자의 신선한 열정이 옮아와서일까.
Posted by bau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