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30 23:20
6월 24일 모임에서는 <초인생활>을 마지막으로 다뤘다. 발제자의 사정으로 발제 없이 돌아가면서 소감을 나눴다. 에로스는 피정기간 내내 책을 실컷 읽으며 기도하는 시간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피정에서 했던 관상기도의 목적처럼 하느님의 임재를 매순간 체험하며 살고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매순간 지금 여기에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도록 충실히 기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에로스는 예전에 여신이 되고싶었던 맘처럼 지금은 하느님과 연합되고(하느님이 되고 싶은 소망)싶은 소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성목사님은 "자신이 곧 신이라고 입은 내뱉지만, 몸 구석구석 깊이 세포들은 알지 못하고, 나의 영도 진정으로 알지 못한다"며 몸과 영을 방해하는 관념을 없애기 위해 수행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휴가동안 지리산에서 수행할 계획이 있다고 알려줬다.

바람 선생님은 혹시 빠질 함정을 일러주며 각자에게 피드백을 주셨다.
"누구한테도 속지 않고, 그 사람의 진실을 볼 줄 아는 파워(seeing power)를 가져야 한다"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오롯이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서, 최근에 읽으셨다는 '관념'에 대한 우화를 전해주셨다. 사람에게는 빠지기 쉬운 바깥 함정과 내면의 함정이 모두 있지만, 흔히 사람들은 그나마 바깥함정은 알기에 쉽지만, 내면에는 어떤 경향을 갖고 있어 자신의 함정에 대해서는 훨씬 보기 어렵다.
함정에 빠지는 유형에는 네 가지가 있다. 함정인줄 몰라 빠진다.  이 경우, 내 잘못이  아닌데 하면서 투덜댄다. 그래서 한참 헤매게 된다. 다른 경우, 함정은 알았는데 실수로 빠진다. 이때, 내 잘못 아니라고 '우기면'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뻔히 알면서 습관때문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내 잘못을 알면, 빠져나오는 길이 쉽다. 함정인줄 알면 돌아가거나, 아예 안 갈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해 부지기수로 함정에 빠진다. 흔히 내 잘못을 보지 못하는 것중에, 내가 '선하다'는 생각, 내가 '신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한 절대로 못 빠져나온다. 자신을 '변명'해도 못 빠져나온다. 

실체는 언어로 말할 수 없다. 신을 드러내는 표상이 있으면, 그 실체는 양파껍질처럼 겹겹이 쌓인 껍질들이 계속 나오는 양파와 같다. 프랑스정신분석학자 데리다는 "실체는 가위표(X) 밑에 두기"라고 말했다. 즉, 표상은 관념일 뿐이다. 언어도 실체에(영) 다다를 수 없다. 그래서 관념을 따라가면 안 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듯이 누구를 만나든 가위표 아래 둬라.
흔히 여성들이 경계해야 할 게 감정과 몸이 일치하고 싶은  욕망이다. 자신을 온전히 받아주는 누군가를 기대한다. 일치의 욕망도, 종교에 의존하는 것도 , 모두 '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정치상황도 지나치게 관념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문제를 놓고 대화를  풀기보다는 자신이 '옳다'는 성향이 집단적으로 강한 나라라고 여겨진다. 광장정치와 미디어에만 와글와글대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할까?

영화 <water world>에서 북극해빙으로 지구종말이 나왔듯이, 지구상에 닥쳐오는 변화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누구에게 쏠리지 않고, 내가 평온하고 자족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굳이 내가 의로운 사람으로 선한 사람으로 존중받을 필요가 있을까. 자신이 뭔가에 쏠리는 데는 무엇을 쫓으려하기 때문이 아닐까. "so what?(뭐 어때)"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끝>.


Posted by bau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