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세계 입문과정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얘기할 때도 그저 신기할 뿐이다. 지루하기 짝이 없고 당체 들어먹을 수 없었던 클래식이 우연히 내게 왔다. 클래식라디오를 즐겨 듣는데, 그날도 평소처럼 라디오를 털어놓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 흘러나오는 피아노연주가 내 귀에 와서 정확히 '꽂혔다'. 곧장, 음색이 청아하고 맑은 그 피아니스트의 몇 만원짜리하는 씨디를 샀다. 그에게 받은 느낌을 후기로 올렸더니, 공감의 댓글을 받았다. 비평가들의 분석 또한 나랑 비슷해, 나도 '클래식이 들린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최근에는, 매주 한 번꼴로 연주장에 직접 가서 음악을 들어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음악회가 그토록 많은지, 온 세상이 클래식 천지로 여겨질 정도다. 유명 연주자들의 공연부터 작게는 동호회의 정기연주회와 감상회까지 내 수첩에는 금새 감상일정들로 들어찼다.
외부에서 내면을 향할 때 다가온 클래식
작년 하반기에, 사무실과 사람관계로 많이 지쳐있었다. 그 즈음이었다, 음악이 들렸던 때도. 한바탕 폭풍우가 나를 휘감고 지나간 후였다. 쉴 새 없이 일에 쫓기고, 끝없는 회의의 연속과 토론으로, 온 신경이 빳빳이 곤두 서고 상대를 향한 칼날은 날카로워져 있었다. 이렇게 전쟁같은 시간을 치루고 난 뒤, 나는 꼬꾸러졌다. 패배했다. 땅이 꺼지도록 몸이 바닥에 널브러졌고, 나는 깊은 잠에 빠졌다.
세상일만 쫓으면서 내 욕심과 뜻만 내세우기 바빴던 나는, 일도 뜻도 열심이 하는 마음도 모두 멈췄다. 그러자, 음악이 들리고, 연주자들의 특색이 잡히고 살아 숨쉬는 동작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여태껏, 눈뜬 장님이었나, 귀를 막고 살았나.
눈을 열고 귀를 기울이고 몸에 힘을 빼니, 다른 세상이 살아났다. 지금까지 아는 세상만을 고집하고 계속 뻣댔더라면 이런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클래식을 통해 앎, 느낌, 삶에 대한 태도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요즘 읽는 책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얼마 전에는 클래식 책도 샀다. 2008년 케이블방송 예당아트TV에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광고에 혹해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조윤범, 살림)을 샀다. 그 당시 강의를 <다시보기>로 봤더니, 속도감있는 전개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이 재미있었다. 특히, 저자가 들려주는 음악가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맛깔스럽다. 그리고, 음악가의 전 생애에 작곡했던 음악을 전부 훑기 때문에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의 특징과 화제의 음악들을 정리할 수 있어 입문자에게 더 좋다. 책은 방송에 비해 생동감이 좀 떨어지지만,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괜찮다.
서태지 사진 옆에 베토벤 그림을 붙이고, 시끄러운 클래식음악을 털어놓고 머리를 흔드는 사람, 클래식 대중화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괴짜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씨. 그의 파워클래식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 속에 있던 위대한 음악가들이 밖으로 튀어나와 우리시대로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사진설명 1: 대가들의 감동적인 연주가 잊을 수 없는 KBS 1FM <명연주 명음반>공개방송 리플렛(출처: kbs1FM <명연주 명음반> 참여게시판)
* 사진 설명 2: 내 귀에 쏙 들어온 연주자 피아니트스 아르투로 베네드티 미켈란젤리
(출처: http://michelangeli.org)
* 이 글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www.peacewomen.or.kr) 뉴스레터에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