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6 13:06

니다.생명살림 기원문

하늘이시여 !

팔당호 맑은 물에 사는 수달과 강변 농토 속 뭇 생명들과 더불어 생명의 양식을 일궈온 우리 농민들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여의도 마당에서 시민사회 일꾼들과 함께 생명살림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땅 한반도에는 생명의 젖줄인 4대강이 개발 공사로 인해 상처를 입고 피땀 흘려 가꾼 소중한 농토들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모든 삶을 움직여가는 숭고한 존재이며 우리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인간의 욕망만을 채우겠다는 오만한 발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어리석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은 이 땅 모든 이들에게 인간의 오만과 독선이 초래하는 엄청난 자연의 재앙을 똑똑히 바라볼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본성과 생명의 소중한 가치가 어떻게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지를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참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4대강 사업이 물질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탐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자각하며 저희들의 안에도 똑같은 이기적 욕망이 자리하고 있음을 성찰합니다. 지금 저희들은 4대강 삽질 아래 아우성치는 뭇 생명들의 신음소리를 마음으로 느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희들 모두가 얼마나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봅니다. 생명의 일꾼으로서 어떻게 생명살림의 생활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봅니다.

 

우리 팔당 유기농민들은 땅을 살리고 물을 살리며 그리하여 인간도 살리는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생명농업에 더욱 헌신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시민사회일꾼들은 이 세상에 생명과 평화의 기운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살림꾼의 마음과 자세를 키우는데 힘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 생명의 농토를 지키려는 저희들의 투쟁이 안팎의 유혹과 방해에 흔들림 없이 꿋꿋하고 당당하게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하늘이시여! 오늘 생명살림 기원제는 만물이 그물과도 같은 고리로 이어져 있기에 어느 한 생명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위한 소중한 자리입니다. 부디 저희들의 마음이 생명살림의 여정을 지탱해나가는 큰 버팀목이 되도록 이끌어주시고 힘찬 기운 아낌없이 쏟아주소서.

                                                                      2009년 12월 22일 생명살림 기원제 참가자 배상


어머니인 강물에 손대지 마라
                                              유안진


산천이여 제발 의구衣舊해 다오

높은 산 깊은 골짜기에 태어난 아기 옹달샘이

실개천 시냇물로 동요를 부르며 크고 자라서

곡조도 가락도 늘어지고 휘어지는 여울이 강물이 되듯이

소녀가 되고 처녀가 되고 새댁이 되어 흐르며

기슭마다 마을을 낳아 먹이고 길러온 강물 이 땅의 어머니 

그 어느 한 구비인들 안 잊히는 울림 긴 사랑얘기와

눈물 웃음 묻어나는 아리고 쓰린 아리랑이 되울리지 않았는가

대대손손 살과 뼈를 묻고 살아온 이 땅에

어머니, 강물이 휘감아 돌며 적시고 채우지 않는

어느 기슭 어느 고을 어느 들녘이 있었는가

산기슭 기슭마다 비비대고 안고 엉켜

느릴 때 느리고 급할 때는 곤두박질쳐 뛰어 내리면서

멧부리는 멧부리답게 들판은 들판답게

보듬어 젖먹이고 쓰다듬고 보살피며 추켜세우며

가락도 곡조도 장단도 산기슭에서는 산 메아리를

들녘에서는 들메아리를 낳아 키우는 사이 사이로

산천은 붉고 푸르고 우거지고 살찌고 기름지며 배불러 왔느니

능금 볼이 붉은 소녀가 찬란한 꿈 부푼 누이가 되고

새댁이 되고 자애로운 어머니, 강물이 되었으니

죽어서도 서낭신이나 노고당신이 되어 지켜 왔으니

좁고 넓게 깊고 얕게 짧고도 유장한 어머니의 목청그대로

아리랑 강물소리에 손대지 마라

본래 지닌 모습 그대로 건드리지 마라

손대지 않는 것이 최대의 개발이고 최상의 보존이니

태어난 제자리 이 땅을 이 모습을 망치지 마라

수질오염 지형파괴 자연경관을 망치지 마라

고속철 고속도로에 항공과 바다로도 충분해

어머니인 강물만이라도 건드리지 마라 제발



*  이 글은 12월 22일에 여의도에서 팔당농민들이 팔당지역 친환경농업 농지보존을 위해 4대강사업중단을 요구했던 생명살림기원제에서 낭독됐던 글입니다.


출처: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
http://cafe.daum.net/6-2nong

Posted by bau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