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2 00:31

천재청년 윌 헌팅의 천재성과 치유와의 관계를 그린 영화, <굿윌 헌팅>을 봤다.

천재 윌 헌팅은 양부로부터 학대받아 살아온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자신과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산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그는 대학을 다니지도 않았지만, 수학, 역사,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수많은 지식을 꿰고 있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은 있지만, 그는 정녕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무엇인지 모르고, 다시 버림받을까봐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지도 못한다. 자신의 천재성을 세상에 꽃피우지 못하고 청소부로 동네친구들과 어울리며 세월을 낭비하고 있었다.

수학분야에서 천재성을 알아본 MIT대학교수는 그가 마음을 붙잡아 제대로 재능을 발휘하도록 정신치료를 권유한다. 정신분석학 교수는 여러번의 상담을 통해 그를 치유한다.
교수는  그의 문제가 상처껍데기에 갇혀 세상과 타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어, 그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그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할 지 어떤 분노를 표출할 지 두려워 상담교수에게조차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꺼내놓지 못한다.

점차 교수로부터 천재성의 바탕으로 더 중요한 마음의 문제, 상처의 극복, 자유에 대한 가르침을 배우면서 치유해간다.
교수는 함부로 자신과 아내의 사별을 지껄여대는 그에게 일갈한다.
"너는 사랑에 관한 지식은 흔히 알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가슴떨림과 상처가 무엇인지는 모르지"자신의 느낌을 묻어두고 살았던 그에게 교수는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네가 하고 싶은 게 뭐니?" "그녀를 사랑하니" "너,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란 말이야!" 자신을 알지 못한 그는 아무런 대답을 못한다.

천재가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그것을 느끼는 제 마음이 없으면 그저 책에 씌인 걸 암기로 읊어대는 앵무새일 뿐이다. 그것은 남들에게 잘난 척하거나 의미없는 숙제리포터의 필요성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학대받고 자라온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아픔을 꾹 참고 자신의 느낌과 의식을 무의식속으로 보내버리는 일이었을 것이다.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고 자기다움도 없이, 또다른 시련과 고통이 자기는 비껴가도록 아무런 도전을 하지 않고 세상흘러가는대로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었을 것이다.

특히, 치유의 순간을 끌어내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교수는 어릴 때 맞은 흔적을 증거로 '애정결핍'으로 낙인찍고 있는 그의 기록속에서 벗어나라며, 그를 대신하여 항변해준다.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거듭 말한다.
그는 불행한 상처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로 격앙하며 교수와 뜨겁게 포옹한다.
"넌 치유됐다. 이제 자유다"

 종국에 치유된 그는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길을 따라간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따라 결정한 일은 잘나가는 회사에 취직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여인을 놓치지 않도록 그녀를 붙잡으로 가는 것이었다.

천재 윌헌팅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이 영화는 제 마음이 없고 세상과 대화하지 않는 천재는 오히려 그렇지 않는 평범한 사람보다 하등 나을 게 없음을 보여줬다.
오히려 영화는 상처받은 우리를 어루만진다. "네 탓이 아니야. 너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났다, 이제 자유다"
단단한 껍질 속에 묻혀 자신을 닫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상에 속해 있는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며 살라고 손을 내민다.

Posted by baubo